일본 학교의 보건실이 변화하고 있다
EdTech Now
지난 1월 9일, 일본 시가(滋賀)현 모리야마(守山)시에 위치한 리츠메이칸모리야마 중·고등학교가 ‘메타버스 디지털 보건실’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민이나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안전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하루 평균 5~60명의 학생들이 보건실에 방문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Backstory
코로나19 팬데믹은 일단락 되었지만, 그 후유증은 여전하다. 세계 곳곳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학생들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에도 학생 웰빙 및 정신건강이 교육 분야의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여러 국가들이 학생 웰빙 정책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일본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여 정신건강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 학교에서의 학생 웰빙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Dive In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디지털 보건실’은 보건실에 자주 찾아오는 학생들과 보건교사의 대화로부터 시작됐다. 리츠메이칸모리야마 중·고등학교에 보건교사로 근무하는 야마무라 카즈에 씨는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들려주는 메타버스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고 한다. 이 때 “대면으로는 말하기 어려운 것도 아바타를 통해서는 말할 수 있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보다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상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실제와 동일한 공간, 아바타를 통해 상담
디지털 보건실은 학교 내 실제 보건실의 모습과 똑같이 재현됐다. 가구의 위치나 동선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메타버스로 동일하게 구현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단말기를 이용해 디지털 보건실에 접속할 수 있고, 개인 단말기가 없는 경우 학교에 비치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보건실에 접속하면 자신의 아바타를 움직여 보건교사들과 음성 또는 문자로 대화할 수 있다.
가상 서포트 룸 (Support Room)
디지털 보건실에 접속한 학생들은 먼저 가상의 ‘서포트 룸’으로 입장하게 된다. 서포트 룸은 보건실에 방문하는 학생들이 증가해 설치한 추가적인 가상 공간으로, 가상 소파나 게임 등이 마련되어 있고 스쿨 서포트 스탭이 항상 재실한다. 학생들은 상담을 대기하는 동안 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 공부, 친구들과의 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부담 없이 언제나 접속할 수 있는 서포트 룸은 대기 공간 뿐 아니라, 질병 등으로 인해 결석하는 학생들이 친구와 원격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상담 업무의 효율화
코로나 이전, 리츠메이칸모리야마 중·고등학교 보건실에 방문하는 학생 수는 일평균 3-50명이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90명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팬데믹이 끝난 현재도 약 5~60명이 매일 보건실을 찾는다. 디지털 보건실은 보건실까지 찾아와 대기하고 상담하는 일련의 과정을 간소화해 학생 요청에 대응하는 시간을 단축한다. 하루 동안 더 많은 학생들을 살피고, 대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또한, 생리용품 요청과 같이 가벼운 내용이지만 주변의 시선에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는 AI를 도입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Worth Thinking
리츠메이칸모리야마 중·고등학교의 보건교사인 야마무라 씨는 “어른은 말을 걸어 학생으로부터 들으려고 한다. 그러나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들에게 맞는 상담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학생 웰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민을 어른들에게 스스로 말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첫째, 필요로 하는 도움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둘째, 도움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디지털 보건실은 이 두 가지를 실현하는 데 드는 시간,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낮춤으로써 웰빙 접근성을 높인 사례에 해당한다. 지난 23년 5월 리포트한 일본의 아동 자살 리스크 조기 발견을 위한 디지털 도구 ‘RAMPS’도 이와 비슷한 방식이다. 자살 위험에 처한 학생들이 도움 요청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포착해 비대면·AI로 자살 위험을 자동으로 진단하고, 학교 차원에서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 학생 웰빙에 장벽이 되는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적절한 디지털 기술을 찾아 도입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학생 웰빙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지점이다.
References
- https://www.yomiuri.co.jp/kyoiku/kyoiku/news/20240109-OYT1T50149/
- 立命館守山中学高校にメタバース保健室 アバターで養護教諭と会話(みんなの経済新聞ネットワーク) - Yahoo!ニュース
立命館守山中学高校にメタバース保健室 アバターで養護教諭と会話(みんなの経済新聞ネッ
3D空間でコミュニケーションを取る「デジタル保健室」の活用が1月9日、立命館守山中学・高校(守山市三宅町)で始まった。(びわ湖大津経済新聞) 生徒が保健室と自由に利用できる
news.yahoo.co.jp